0.
한동안 안 그랬는데 또 잘 때 혀를 문다
일어나면 송곳니로 물어 구멍 파여있는 곳을 혀로 더듬어본다 그럴 때마다 태권도장에 딸린 방방이에서 뛰다가 혀를 씹고서 거울을 한참 들여다본 날이 떠오른다
방방 타고 싶네
실내에 트램펄린이 쫙 깔린 실내 파크? 같은 곳을 가보고 싶다 어른 되고선 정말로 방방이 탄 기억이 없다
1. 요즘
즐겁고 바쁘고 할게 많아 설레고 초조한데 게으르다
계획을 잊어버리지 않는 것은 중요하지만
할 것 목록들을 좀 덜 떠올릴 필요도 있다
한 치 앞만 보되 우선순위 앞번호 이외의 것들은 눈감아놔야 한다
체크 안된 빈 네모칸들이 자꾸 백그라운드에서 리소스 잡아먹듯이 정신력을 은근하게 앗아가는 것 같다
1 2 3 4 5 6…까지 생각하다 보면 1을 내딛는 첫걸음부터 무거워져서 그냥 다 좆까고 눕고 싶게 된다
2.
근데 사실 별생각 안 하고 뇌 잘 비우고 살고 있긴 하다
쓰자면 쓰지만 안 쓰자면 안 쓸 수 있고 귀찮아서 안 쓰기도 하고 그런 상태
즐거운 기록을 의식적으로 남기는 귀찮음만 좀 감수한다면 이 정도가 최적의 멘탈 컨디션인 것 같다 여튼 그래서 내가 머리에서 내는 목소리를 요즘은 거의 잊고 살고 있다
3.
타인에 나를 비춰 보이는 상도 같이 봐야 스스로를 볼 수 있다는 진리 같은 걸
남들은 고립을 몸소 겪지 않고도 당연하게 알고들 있던 건지 궁금하다
4.
교환일기를 써보고 싶다
전에 D랑 B가 한 권의 일기장으로 손일기를 같이 쓰는 걸 좀 구경한 적이 있는데 번갈아 쓰는 거니까 앞전 사람 걸 읽고 쓰고 또 그걸 돌려받아서 읽고 쓰고 하느라 펜팔처럼 다소 편지글 같은 일기가 되기도 하던데 그 점도 좀 재밌는 것 같다
근데 나랑 같이 쓸 사람이 있으려나
뭐.. 네이버 블로그가 어느 정도 공유일기의 역할을 잘하고 있긴 하다 근데 난 좀 더 같이 떠들듯이 하고 싶은 거야
5.
살면서 가장 상처되는 문장 / 단어를 레터링 하란다
장난하시나요 누가 이딴 주제를 낸 건지
전 가정폭력 피해자라 이런 거 솔직하게 떠올리면 정말 폭언이 나오는데요
적당히 지어내야겠다 싶은데
그 적당히 지어내는 게 어렵다
그리고 뭘 떠올려도 그 글자를 그리고 싶지 않음
6.
さらり라는 단어가 좋아짐
사라리..

별다른 이유는 없고 그냥 발음이 좋다
후지이 카제藤井 風의 きらり라는 곡의 가사로 알게됐다
그나저나 올봄에 히라가나 가타카나는 좀 떼야겠다
한자에서 막히더라도 일본어를 읽을 줄 알면 좀 편할 것 같다
7.
새 머리색이 맘에 드니까 조만간 또 사진을 찍혀야겠다
흑백필름이나 디지털도 좋고 아직 추우니까 실내촬영이 좋겠다
8.
개미가 그새 흐릿해져서 리터치 받기로 했다
내일 타투 리터치 받고 운동 레슨 전까지 시간 좀 떠서 올라올 때 종로 들릴 여유가 난다면 필카 고치러 가야겠다 챙겨놔야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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